Interview

더 좋은 세상을 만들어 나가는 스타트업 여성들의 이야기입니다!

오늘도 제주에서 ‘바람’을 심습니다. - 로컬 스타트업 여성 창업가 인터뷰 '카카오패밀리' 김정아 대표

오늘도 제주에서 ‘바람’을 심습니다.
로컬 스타트업 여성 창업가 인터뷰 - 카카오패밀리 김정아 대표 



대한민국 최대 여성 중심 스타트업 커뮤니티 ‘스여일삶-스타트업 여성들의 일과 삶’의 ‘로컬 스타트업 여성 창업가 인터뷰’ 시리즈. 스여일삶에서는 서울이나 수도권이 아닌, 로컬 지역에서 스타트업을 경영하고 있는 여성 창업가 분들의 이야기도 인터뷰로 담고 있습니다. 오늘은 제주도에서 기업과 커뮤니티를 동시에 운영하고 있는 카카오패밀리의 김정아 대표님의 스토리를 전해드립니다.

가족들과 함께 이루고 싶은 '바람'을 모아 만든 '바람 공장' 커뮤니티에서 출발해 이를 지원하기 위한 기업 '카카오패밀리'까지 사업을 확장해 나가고 있는, 여기에 더해 다섯 아이를 홈스쿨링하며 '김정아만의 방식'으로 일과 삶을 일구고 있는 이야기를 함께 만나 보시죠.



Part1. “100억 버는 기업 보다는, 100년 가는 기업을 만들고 싶습니다.”


카카오패밀리의 콩장, 김정아 대표



Q. 안녕하세요, 대표님. 간단하게 소개 부탁드려요.


제주에서 ‘카카오’라는 새로운 콘텐츠를 가지고 비즈니스를 하는 카카오패밀리의 ‘콩장’이라고 합니다. 콩장은 ‘카카오 콩 볶는 사장’이라는 뜻이에요. 콩장이라고 한 이유는 작은 기업에 대해 한마디라도 더 소개하기 위해서예요. 콩장을 물어보면 카카오 콩을 볶는 사장이라 하고, 


그러면 카카오가 뭐냐고 여쭤보죠. 그때부터 심도 있게 이야기를 풀어 갑니다.



Q. 카카오패밀리가 어떤 기업인지 궁금해요. 한 줄로 표현해 주실 수 있나요?


지속 가능한 공동체를 지원하기 위해서 지역에 자원을 발굴하는 기업입니다.


영리를 추구하지만, 목적은 공동체가 지속 가능할 수 있도록 그들을 돕기 위해 돈을 벌고 있어요.  그들의 자원을 가지고 돈을 벌기 때문에 새로운 콘텐츠를 만들어내야 하는 의무감과 책임감을 지고 있는 기업이죠.


한 예로, 과테말라에 마야인들이 있어요. 마야인들의 열두 부족 중의 첫째가 깨치족인데요, 깨치족의 자립을 위해 깨치족의 카카오를 가지고 제주에서 비즈니스를 하고 있습니다.



Q. 카카오를 직접 수입을 하시는 건가요?


네, 과테말라 현지에 저희 무역 법인이 있고요, 그곳을 통해서 카카오를 제주도로 직접 가지고 옵니다. 


카카오 콩을 일반 시세보다 3배 가격으로 사 오고 있어요. 공정 무역으로 갖고 오기 때문에 콩값 외에 마을이 살아갈 수 있도록 가격을 더 내는 거죠. 기존보다 더 높은 가격으로 구매하기 때문에 지금은 다른 마을에서도 콩을 사달라고 해요. 하지만 무조건 가져오기보다 저희 기준에 맞는, 좋은 품질의 카카오만 가져오고 있습니다. 대신 농장에 필요한 장비를 보내요. 카카오 콩을 포장하는 비닐도 저희가 다 만들어서 보내드리죠. 이런 제반 사항들을 저희가 도와주고 있어요. 


결국, ‘관계’라 생각해요. 단기간으로는 우리가 약간 손해인 것 같은 느낌이 들지만, 오래 함께 가는 게 중요하죠. IR 할 때, 엑싯(exit)* 안 한다고 했어요. 100억 버는 기업보다 100년 가는 기업 하고 싶다고 했죠. 그러기 위해 ‘신뢰’라는 관계를 계속 쌓는 것이 중요해요.



카카오패밀리는 공정무역으로 카카오를 들여오고 있다.



*엑싯(exit) : 투자자가 투자금을 회수하는 단계이자, 기업공개(IPO) 후 타 기업에 인수 합병(M&A)하여 자신의 사업 아이템이 타기업에 존속되고, 이에 상응하는 가치를 획득할 수 있는 전략



Q. 그럼에도 투자를 최근에 받으셨어요. 모든 곳에서 100년 기업 이야기를 하신 건가요?


제주창조경제혁신센터와 미스크에서 처음으로 받고, 두 번째는 제주 지역민들께 받았어요. 창조경제혁신센터와 크립톤이 함께한 지역민들로 조성한 펀드가 있는데, 저희가 1호 투자 기업으로 선정되었습니다. 


두 곳 모두 똑같이 말했어요. 동의하지 않으면 제가 투자 못 받는다고 했죠. 그래서 많은 금액을 투자 안 해 주시는 것 같아요. (웃음)



Q. 투자 전과 후가 많이 달라졌나요?


일단 돈이라는 건 금방 없어지는구나 느꼈고요. 그다음은 식구들이 생기니까 너무 든든하고 감사하다고 느꼈어요. 맨날 우리끼리만 고민했던 것을 투자자와 함께 고민하고 있거든요. 그분들과 함께 짊어지고, 같이 고민해 주시는 게 든든한 가족이 되는 것 같아요.


크립톤도 미스크도 제가 매우 좋아하는 기업들이고, 사회적 벤처들을 투자하는 기업이에요. 그러다 보니 일반 투자사랑 다르게 정말 소셜의 가치를 둔 기업들을 함께하는 거죠. 마음이 통한다고 느꼈어요. 창조경제혁신센터는 물론이고요.


투자 후에 처음으로 마케터도 뽑았어요. 12월부터 출근 예정인데, ‘드디어 제대로 팔아보는 거야?’라며 기다리고 있답니다.



제주 카카오패밀리 매장 일부 모습



Q. 대표님 마음에 여유가 있으니 가능한 것들이 아닌가 생각이 들어요. 사업에서도 욕심내기보다는 구매 지역의 공동체를 더 생각하시고요.


초기에 너무 몰랐어요. 알았더라면 그렇게 하지 않았을 것 같아요. 지금도 우리 직원분들이 저를 원망해요. ‘콩장님, 이러시면 안 됩니다. 일단 우리가 살고 봐야 합니다’라고 말하죠. 


카카오패밀리에는 지역 개발 쪽을 공부하거나, 일하던 분들이 함께하려고 찾아오세요. 사회적 가치를 지닌 사람들이 생각보다 되게 많아요. 카카오패밀리를 그저 초콜릿 기업인 줄 아시지만, 저희 중에는 일반적인 초콜릿을 만드는 일을 하려는 분은 없어요. 


한 번은 로마 출신의 이탈리아 쇼콜라티에 한 분이 이력서를 가지고 오셨어요. 저희는 깜짝 놀랐죠. 이 분이 들어오면 우리 제품 비주얼 짱이겠다고. 저희 모두 이분을 어떻게 데리고 올까 고민했죠. 우리 초콜릿을 드리고 당신만의 초콜릿을 만들어와 달라고 했더니 정말 유럽의 초콜릿을 딱 만들어 왔더라고요. 우리랑 결이 맞지 않아 결국에는 채용하지 않았죠. 저희에게는 주어진 틀에 맞춰 해내는 사람들보다는 새롭게, 역발상 하는 사람들이 더 맞더라고요. 그런 사람들이 모여 있고요. 



Q. 인원이 점점 늘어나면 기업이나 조직 문화에 대해서도 고민이 될 것 같아요.


고민하게 돼요. 그런데 회사에는 CEO 본인보다 더 잘난 직원들이 회사에 들어와야 하고, CEO는 그 직원들이 편안하고 열정적으로 일을 잘할 수 있도록 지원만 잘하면 될 것 같거든요.


집에서 엄마가 아이를 키우는 것과 똑같아요. 사람이 많아지면서 ‘관계’라는 게 만들어져요.  성향이 다 다른데, 관계를 조율하다 365일이 끝나는 것 같아요. ‘경영은 언제 하지?’라고 하면 직원들이 경영하겠다고 해요. 



Q. 사업과 육아가 비슷하다고 느껴져요.


똑같아요. 열 달 동안 뱃속에 담고, 아기를 낳고, 성장하는 모든 과정이요. 저의 다섯 아이가 성향이 다 달라, 저는 소비자를 만나는 것 같아요. 성향이 다른 소비자에게 맞게 저희는 대응을 해야 하잖아요. 그러다 보니 사업이랑 더욱 똑같다고 느껴져요. 그래서 아이만 잘 돌본다면 사회생활도 잘하겠다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메뉴 개발하면 다섯 명이 다 ‘오케이’ 하기 전에는 세상에 못 꺼내요. 제품 테스트를 항상 저희 아이들 다섯 명이 해요. 아이들이 먹어보고 ‘엄마, 이건 너무 쓴 거 같아요.’라고 하면 제품을 보완하죠.




Part 2. “‘자연, 생각, 미래’가 곧 우리의 바람입니다.”


김정아 대표의 가족. 남편과 다섯 아이들



Q. 다섯 명의 자녀를 모두 홈스쿨링 했다고 들었어요. 어떻게 시작하시게 되었나요? 


딸 하나, 아들 넷 있어요. 첫째만 딸이고, 밑으로는 다 아들이에요.


모두 공교육도 보내보고, 홈스쿨도 해봤어요. 홈스쿨 하다 공교육 잠깐 보냈다 다시 홈스쿨을 했어요. 아이들이 학교에서 7~8시간 공부하는 것보다, 한두 시간 바짝 공부하는 게 훨씬 효과가 있다고 느꼈어요. 


그래서 아이들이 알아서 공부해요. 어제는 지식노동이라며, 비건과 키토식 요리책을 줬어요. 책에는 비율이 나오고, 계산을 해야 하니 수학을 안 할 수 없어요. 베이킹 도구들이 나오니 자연스레 실과 수업이 되기도 하고요. 또 ‘비건’은 유럽이나 미국인들의 요리가 많아서 그들의 음식문화를 익힐 수 있죠. 학교 교과서가 아닌 곳에서도 생각보다 훨씬 더 융복합적인 공부를 할 수 있더라고요.  



Q. 처음에 홈스쿨로 결정하는 게 쉽지 않았을 것 같아요.


학교를 보내는 게 더 어려웠어요. 학교에 보내면 부모도 너무 바빠지고 아이들도 쓸데없이 바쁘더라고요. 물론, 학교라는 곳이 쓸데없다는 건 아니에요. 분명히 도움이 되는 부분이 있는데, 불필요한 것을 맞춰나가기 위해 해야 하는 것들이 많더라고요. 


큰 아이들이 홈스쿨링 하다 학교에 처음 갔을 때, 재미있었대요. 엄마가 아닌 새로운 선생님과 친구들도 만나고요. 그런데 공부하고 싶어도 시간이 바뀌면 다른 책을 봐야 하니 집중력이 점점 떨어지는 것 같다고 하더라고요. 그러면서 동생도 두꺼운 책을 오랫동안 읽는 걸 힘들어하는 것 같다며, 동생을 빨리 학교에서 빼 오는 게 좋겠다고 이야기해줬어요. 그래서 공교육에서 다시 홈스쿨로 바꾸어서 지금까지 하고 있어요. 



Q.  어떻게 보면 자녀가 많아서 더 수월하지 않았을까 싶어요. 


네, 그렇죠. 큰 애들이 작은 애들을 봐요. 많은 분이 사회성에 대해 물어보시는데, 사회성은  또래 집단에서 길러지는 게 아니라 다양한 연령대 속에서 길러진다고 하더라고요. 저희 때는 선택지 없이 학교에서 공부하고, 지금처럼 일하고 있죠. 


그렇다면 애들한테는 새로운 것 안에서 선택할 수 있게끔 해야 해요. 엄마들은 우리 아이 특별하게 키우고 싶다고 하는데 교육은 다 똑같이 하더라고요. 특별하게 남들이 안 하는 길을 가보자고 생각하는 게 중요해요.



Q. 홈스쿨링 교육에 대해 두 분 다 동의를 하셨던 거예요?


저희 남편은 남자라면 자연계 - 공대 - 대기업 순서로 가야 한다는 생각으로 자라왔었던 사람이에요. 그리고 정말 그 순서대로 잘했고요. 학부생일 때 스카우트로 LG 입사하고, 이후에 미국계 기업으로 옮겼죠. 말 그대로 ‘엘리트’로 살던 사람이 중남미에 가서 깨져버렸죠. 돈을 버는 방법을 터득하고 의식주를 해결하기 위한 돈은 벌었지만, 실질적으로 의식주를 할 줄 아는 게 아무것도 없다는 걸 깨달았어요. 남편이 이 부분에서 굉장히 회의감에 빠졌죠. 우리 애들만큼은 그렇게 살게 하지 말자고 생각했어요.  



Q. 두 분의 교육 철학이 따로 있나요?


사실 저희가 아이들한테 가르치고 싶은 철학 때문에 카카오패밀리가 만들어진 거예요.


한국에 돌아가게 되면 의식주에 대해 좀 더 고민하고, 원주민에게 실질적으로 도움을 줄 수 있는 것들을 익혀서 다시 오자고 생각했어요. 그곳 원주민 중에 누가 플롯을 배우고 싶어 하겠어요. 전기도 안 들어오는데, 기계공학을 전공한 남편은 할 줄 아는 게 아무것도 없었죠.


한국으로 돌아와서 남편은 제주대학교 풍력 대학원에서 신재생에너지를 배웠어요. 전기가 안 들어오는 개발도상국에 필요한 것들이죠. 저는 플룻이라는 악기보다는, 음악을 바탕으로 한 인성교육, 성품 교육 프로그램을 만들었어요. 마음밭 인성학교에서 프로그램 만들어서 아이들을 교육했죠. 남편은 ‘창의 에너지 교육’으로 바람 에너지에 대한 교육 콘텐츠를 만드는 일을 하고요. 


어느 날 봤더니 저는 아이들 마음의 바람을, 남편은 실제 바람을 다루고 있더라고요. 결국에는 우리 둘 다 같은 목표를 향하고 있으니, 하나로 뭉치자 해서 ‘바람 공장’이라는 법인을 설립했어요. 


아이들한테 무엇을 가르칠지 질문하고, 그에 대한 ‘바람’을 키워드로 잡았어요. 그 바람이 바로 ‘자연, 생각, 미래’ 예요. 자연을 바라보는 생각이 달라지면 우리의 미래가 달라진다는 거죠. 이걸 아이들한테 가르치고 싶었어요. 여러 가지 교육을 했는데, 결국 바람 공장은 좋은 뜻을 전해야 한다고 생각했어요. 여러 학교의 시스템 안에 들어가서 교육하는 것이 발전 가능성도 적을뿐더러 내가 하고 싶은 이야기보다는 학교에서 정해준 주제를 설명해야 하니 우리가 정말 전달하고 싶은 가치를 제대로 전달하기 위해서 재원이 필요하다고 느꼈죠. 그래서 바람 공장을 위한 재원으로 카카오패밀리가 탄생했어요.



카카오패밀리 매장에 걸려있는 김정아 대표의 가족 사진



바람 공장 의식주 중 ‘식’에 해당한 분야에서 커피, 카카오, 설탕 교육을 했었어요. 그중에 카카오에 고객분들이 반응해 주셔서 이걸로 돈 벌어서 바람 공장을 지원하고 있죠. 바람 공장은 남편이 법인이고, 카카오패밀리는 제가 하고 있고요.


바람 공장은 예비 사회적 기업이었고, 카카오패밀리는 이번에 사회적 기업이 됐어요. 사실 지원하려고 카카오패밀리를 시작했는데 카라멜 때문에 너무 바빠지면서 바람 공장을 안 하고 있기도 해요. (웃음)




Part 3. “커뮤니티, 사회를 변화시키는 힘이 됩니다.”



Q. 바람 공장과 동쪽 CEO 커뮤니티도 운영하시는데, 이 둘은 어떻게 연결된 건가요?


이 두 가지는 완전히 별개의 조직이에요.


바람 공장은 우리가 생각한 바람들을 여기로 모아 현실로 만들어내고자 시작한 거예요. 주제를 선정하고 프리랜서 강사분들과 수업을 했어요. 하지만 여기서 수익을 내고, 그런 건 없었죠.


바람 공장에서는 콘텐츠 만드는 일을 했지, 비즈니스를 한 건 아니에요. 할 줄도 몰랐고요. 처음 창업 교육받을 때도 공짜로 해준다고 해서 우리나라가 되게 살기 좋다고 생각했어요. 그때 당시에 이런 제도가 있는지 전혀 몰랐던 거죠.


사업 계획서를 내고 선정되면 900만 원을 지원해준다고 하더라고요. 그래서 정말 열심히 했고, 진짜 선정이 되어서 가게를 시작했어요. 좀 천천히 살아보려 했는데 갑자기 이 비즈니스를 시작하게 됐고, 그러다 보니 돈도 없고, 그날 벌어 그날 사는 그런 삶을 살고 있었죠. 


여기까지 오면서 겪지 않아도 될, 소모적인 일들을 자주 경험했죠. 미리 알았다면 하지 않았을 텐데 하는 생각도 들고, 불필요한 지출도 많았고요. 직접 해보니 소상공인들의 어려움과 몰라서 실수하는 것들을 알게 된 거죠. 그래서 마을을 대상으로 우리가 했었던 사업에 대해 설명하고, 민망하지만 노하우를 알려주면서 ‘동쪽 CEO방’이 만들어졌어요. 궁금하신 분들 들어오세요’했더니 처음에는 2명, 5명이던 모임이 지금은  69명이 됐어요. 이 마을의 소상공인 커뮤니티가 된 거죠.


이 지역에 소상공인들이 정말 많아요. 저희 동네 단톡방만 해도 600명 되거든요. 그중에서 ‘내 가게의 성장이 곧 우리 마을의 성장이니 같이 하고 싶은 사람만 들어오세요’ 하니 10% 정도 들어오시더라고요. 서쪽에 계신 분들도 들어갈 수 있냐고 물어보셔서 몇 분 들어와 계시고요. 



Q. 결국, ‘커뮤니티’가 필요하다는 걸 느끼신 거네요.


그럼요, 필요하죠. 현지 과테말라나 멕시코에 갔을 때, 그곳의 변화를 만드는 것은 하나의 기업이 아니라, 여러 계층의 커뮤니티가 같이 들어왔기 때문이에요. 저는 ‘공동체’라고 표현하는데, 공동체가 그 마을을 변화시킬 수 있다고 생각해요. 그 공동체 안에서 저희는 비즈니스 영역을 담당하는 사람이고요. 교육하는 사람, 농업 하는 사람 등 다양한 분야에서 필요한 사람들이 모인 커뮤니티가 합쳐져 마을의 변화를 만드는 일을 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Q. 한 인터뷰에서 사람을 모으는 힘이 필요하다고 답변하신 걸 봤어요. ‘사람을 모으는 힘’을 어떻게 정의할 수 있을까요?


‘사람을 모으는 힘’이라는 말을  6차 산업 이야기하며 나왔던 걸로 기억해요. 제주도에서 사업하며 가장 안타까운 점이 유명한 곳에 관광객이 와서 헤집고, 그 마을은 변질되고, 어느 순간 유행이 떠나서 관광객들은 더는 찾아주지 않는데 건물이 비워지며 휑해지더라고요. 그런데 땅값은 엄청나게 올라가 있어요. 선조 때부터 물려받은 땅들을 그때 다 팔아버리니까 어려움을 겪는 분들도 보게 되고요. 


‘바른’ 6차 산업이 무엇인가에 대해 고민했어요. 단순히 관광객을 모으는 게 아니라, 이전의 1차, 2차, 3차 산업이 잘 어우러지고, 좋은 콘텐츠로 사람들이 방문하게끔 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6차 산업이 동떨어진, 다른 무언가를 만드는 것이 아니라, 2차, 3차의 수익으로 1차 종사자에게도 함께 도움이 되는 구조를 만들고 시작해야 하는 거죠. 이 안에서 사는 사람들이 먼저 행복하게 살고, 이 행복을 경험하고 싶어 외부에서 찾아오도록 말이죠.


즉, 단순히 맛있는 커피와 초콜릿이 아니라, 그 초콜릿을 만들어가는 사람들이나 공동체가 얼마나 활기차고 재미있게 살아가는지가 중요하고, 여기에서 사람들을 모으는 힘이 생기는 것 같아요. 



Q. 그렇다면 제주도에 있는 커뮤니티 중 추천하시고 싶은 곳이 있을까요?


비즈니스를 하면서 들어간 커뮤니티는 ‘JSA’라는 제주 스타트업 협회예요. 저희 남편이 먼저 다녀와서는 대화 결이 맞지 않다고 하더라고요. 그래서 가지 않았는데, 또 다른 분이 저한테 추천하더라고요. 그래서 가봤더니 너무 재미있었어요. 사람들이 모여서 마케팅이랑 비즈니스 이야기를 하는데, 남편과는 결이 맞지 않았던 거죠. 그래서 재미없다고 표현한 거고. 이때, 남편보다는 제가 좀 더 비즈니스 마인드가 있다고 느꼈죠. 그래서 남편은 장비 개발하고 R&D에 많이 관여하고 있어요. (웃음)


이 외에도 ‘슬로푸드협회’라고 있어요. 전 세계적인 커뮤니티인데 본사는 이탈리아에, 한국 중에 제주에도 지부가 있어요. 이들은 지구 상에 사라져 가는, 원종 또는 먹거리를 보존하는 일을 해요. 그래서 유네스코처럼 ‘맛의 방주’라는 걸 올려요. 제주도의 맛을 방주 먹거리에 올리기 위해서는 돈도 드는데, 팀에서 열심히 하고 있어요. 


회원 대부분이 어르신들이라 어떻게 해야 할지 잘 모르시지만, 가치와 열정이 대단하세요. 그래서 젊은 사람들이 함께 하고, 잘해나가면 좋겠다는 생각이 조금 들어요. 그래서 저는 모임에 아이들을 데리고 가기도 해요. 제가 못하면 제 아이들부터라도 할 수 있게요. 다행히 아이들도 재미있어하고요. 





Q. 이 인터뷰를 보실 많은 분들이 부러워하실 것 같아요. 육지 사람들은 왠지 더 치이면서 바쁘다는 생각을 하잖아요. 워킹맘이라면 갑자기 일 터져서 집에 가야 하는데, 회사 눈치도 봐야 하는 게 현실이니까요. 대표님이 지닌 마음의 여유를 부러워할 것 같은데, 그런 분들께 해주실 말씀이 있을까요?


여기가 지긋지긋해서 제주를 떠난 적이 있어요. 어렸을 때부터 여기서 살아서 재미는 있었지만, 세상 밖의 이야기를 정말 많이 들었고 저 세상 바깥으로 나가서 직접 내 눈으로 확인하고 싶은 것들이 많았어요. 제주도에서는 맨날 저 한라산 보이고, 맨날 저 파도가 치고, 바람이 너무 지긋지긋하게 느껴지고..  싫었거든요. 


다시 제주도로 돌아왔을 때, 이 동네가 아주 예쁜 거예요. 그러면서 ‘자연, 생각, 미래’라는 키워드를 잡았어요. 자연은 바뀌지 않았잖아요. 그대로인데 내 생각이 바뀌어서 돌아오니까 나의 꿈을 설계할 때 굉장히 다른 방향으로 잡히더라고요.


자연을 바라보고 생각이 달라지면 미래가 달라진다는 것을 제가 경험했기 때문에 사람들에게 ‘다른 생각’을 심어주는 일을 해야겠다고 다짐했어요. 그러다 보니 애들 교육에도 그런 것들이 다 녹아 있는 거죠.


저희 여섯 식구는 서울에서 10평짜리 옥탑방에서 산 적도 있었어요. 남편 월급은 100만 원이었고요. 아이들 학교 안 보내고, 사교육 안 하고 먹는 것에만 쓰니, 월 100만 원이면 충분하더라고요. 저희는 행복하게 잘 살았어요. 어느 추운 날에는 제주 프리마켓에서 카라멜을 썰어서 시식 행사를 하는데, 저는 그게 너무 재미있었어요. 


옥탑방에서 살든, 추운 겨울에서 프리마켓을 하든 저의 삶은 항상 재미있고 행복했어요. 하지만 남들이 보는 시선은 달랐죠. 불쌍하게 보기도 하고요. 그 시선에 제가 흔들렸다면 힘들었을 텐데, 저는 전혀 흔들리지 않았어요. 어디서 무엇을 하든 내 마음을 지켜내는 일들이 가장 중요해요. 



카카오패밀리에서 직접 만드는 카카오카라멜. 그의 즐거운 일이다.



Q. 사업을 통해 꼭 이뤄내고 싶으신 것은 무엇인지 궁금해요.


카카오 다음으로 ‘당근’을 생각하고 있어요. 이 지역의 당근이라는 작물은 사람들에게 굉장히 중요한데 30년 전과 지금의 당근 가격이 똑같아요. 인건비가 7.8배 올랐는데도요. 그래서 사람들이 점점 당근 농사를 짓지 않거나, 팔릴만한 당근만 재배해요. 


 당근은 원래 10개 품종도 넘어요. 즙 낼 때, 볶아 먹을 때, 삶을 때 등등 용도에 맞게 당근을 재배했었는데 지금은 품종 수도 줄고, 중국산 당근도 들어오고 있는 상황이죠.


이런 문제를 비즈니스로 어떻게 해결할 수 있을까 고민하고 있어요. 이 마을에 ‘당근’으로 사람들이 찾아오도록 하는 것이 이번 하반기 프로젝트예요. 


기업 관점에서는 사람들이 우리의 가치와 철학을 알아주고, 응원해주고, 그러면서 함께 살아가는 것이요.


어디에도 적혀 있지 않지만, 저희 매장은 ‘카카오패밀리 프럼 더 시드’에요. 이 땅에 씨앗을 심었다고 생각하는 거죠. 먹거리가 모두 씨앗에서 시작하잖아요. 저희의 모든 시작도 원재료인 씨앗이기 때문에 우리가 ‘오리진(origin)’이고, 모든 것을 가장 중요한 가치, 그 본질에서부터 시작한다는 의미를 담고 있어요. 저희의 공간은 씨앗에서 열매를 맺기까지, 그 과정을 공유하는 곳이죠. 나누면서 줄어드는 게 아니라 더 많아지고 튼튼해졌죠. 


제가 벤치마킹하는 회사 중에 ‘벤앤제리스’ 아이스크림 브랜드를 되게 좋아해요. 이 기업은 아이스크림을 팔지만, 아이스크림 회사가 아니라고 이야기를 해요. 아이스크림은 하나의 도구일 뿐, 자기들의 가치를 전달하는 거죠. 우리 카카오나 당근이 그런 개념이에요. 우리가 하고자 하는 것들을 보여주기 위한, 비즈니스의 도구인 거죠. 그래서 사람들이 이 도구만 알아주는 게 아니라, 우리의 가치 철학에 같이 동참해 주는 사람들이 많아졌으면 좋겠어요.


나중에는 공감하는 분들을 다 모아서 페스티벌을 했으면 좋겠다는 생각도 하고요. ‘당신들은 진짜 우리의 패밀리’라는 마음으로요. 



Q. 아직 카카오패밀리는 잘 모르지만, 가치 소비를 하시는 분들이 점점 늘어나고 있잖아요. 카카오패밀리를 곧 아실 분들에게 한마디를 해주신다면.


제가 카카오티를 대접하면서 눈으로 보고 코로 향을 맡고 입으로 마시면 된다고 말씀드렸잖아요. 카카오패밀리를 들어보셨다면, 직접 오셔서 맛도 보며 저희를 야금야금 알아가셨으면 해요. 우리가 실현하고 싶은 가치에 동참하실 마음이 있다면 더 가까이 와주세요. 


이 날 역시 카카오티를 마시며 함께 이야기를 나누었다.



언제든지 저 콩장, 귀찮게 해도 되거든요. 제 명함, 인스타그램, 카톡에도 연락처가 다 있어요. 저나 카카오패밀리가 필요하신 분들은 전화 주시고, 같이 이야기 나누고, 협업 지점을 찾고, 도움을 주고받으며 건강한 커뮤니티를 만들어 갔으면 합니다.




커뮤니티와 브랜드, 그리고 다섯 아이까지, 제주에서 자신만의 일삶을 꾸려 나가는 김정아 대표님. 자신의 삶도, 육아도, 이어 기업까지 본인의 ‘바람’으로 시작되었고, 그 바람을 실현해나가는 대표님의 이야기에 묵직한 울림이 느껴집니다.


여러분의 ‘바람’은 무엇인가요? 다른 이의 시선은 중요하지 않습니다. 세상에는 다양한 방식이 존재하고, 나만의 방식으로 흔들리지 않는 것이 가장 중요하죠. 누가 뭐래도 흔들림 없이 행복하고 즐거운 김정아 대표님처럼 말이죠.


‘바람’이 어떤 것이든 상관없습니다. 그저 단단히 뿌리내릴 수 있도록 잘 심고, 나만의 일삶을 재미있게 일구어 나가길 바랍니다. 



● 인터뷰를 영상으로도 만나보세요.

https://youtu.be/s_Vyd0lzlqA



인터뷰 진행 및 정리: 스여일삶 김지영, 장서인, 유승희 에디터 / 편집 : 구아정, 김지영 

영상 촬영 및 편집 : 김수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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